엊그제
냉장고에 있던 아이스크림이 다 녹아버렸읍니다.
문이 덜 닫혔나 의심해보았는데
코드가 꽂혀진 것을 보아하니
냉장고의 기능이 고장난게 틀림없읍니다.
보통 전자제품의 수명이 10년인데
26년을 썼으니 이녀석도 버틸만큼 버텨낸것이죠.
아무래도 수리가 불가능 할 것 같아서
새 냉장고 구입을 결정하면서
고장난 냉장고를 밖에다 내기로 결정하였읍니다.
마음을 먹고 옮기려는 찰나
냉장고는 자신을 봐달라며 더욱 더 큰 소리를 내기시작합니다.
울어대는 냉장고를 보며 일말의 희망이 있을까
AS센터에 연락을 해보았는데 부품이 없답니다.
'미안하다'
냉장고를 들어 밖에다 내었읍니다.
텅 빈 냉장고의 자리를 보면서
오래된 가족을 떠나보낸 듯 하여
가슴 한 켠이 뭉클합니다.
26년의 세월을 함께 했으니깐요.
그동안 속 한번 안 썩히고
20년 이상을 버텨준 냉장고.
함께한 세월을 생각하니
냉장고가 정말 최선을 다하였다는
생각이 들었읍니다.
새 냉장고를 사게되면
더 이상 '덜커덩'하는 소리..
'웨에에엥'거리는 이상한 소리도 나질 않을 테고
닦아도 티 나지 않던 것과는 달리
반짝반짝 할 테죠.
평생 같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
언젠가 떠나보낼 생각이었지만
이렇게 갑자기는 아니었읍니다.
역시나 준비된 이별은 없나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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